“추석 지나고 치료하지 뭐”…허리통증, 수술 걱정보다 진단 먼저
수원S서울병원 한석 원장[스포츠경향 강석봉 기자]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30대 직장인에게 허리통증은 낯선 증상이 아니다. 업무시간 대부분을 의자에서 보내고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이나 게임, 영상 시청 등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젊은 연령에서도 허리와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연휴 지나고 병원에 가겠다”며 통증을 미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허리통증이 반복되거나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무조건 쉬면서 기다리기보다 원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허리가 아프다고 모두 허리디스크는 아니다. 근육과 인대의 긴장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요통부터 추간판탈출증, 척추관절 문제, 신경 압박 등 원인이 다양하다. 반대로 허리가 크게 아프지 않더라도 엉덩이부터 허벅지·종아리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이어진다면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 문제일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외과 한석 원장은 “젊은 환자들은 허리가 아파도 ‘이 나이에 디스크겠어’라고 생각하며 근육통으로 넘기는 경우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연령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통증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저림이나 감각 변화가 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허리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의자의 가격이나 기능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허리를 받쳐주는 의자를 사용하더라도 엉덩이를 의자 앞쪽으로 빼고 등을 뒤로 기댄 채 허리가 둥글게 말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 주변 근육과 디스크에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다리를 꼬거나 한쪽 엉덩이에 체중을 싣는 습관, 모니터를 보기 위해 상체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허리를 무조건 꼿꼿하게 세워야 한다’며 온종일 힘을 주고 버티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한석 원장에 따르면 평소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 가까이 붙인다. 오래 앉았다면 30~60분마다 잠깐이라도 일어난다. 누워 쉴 때는 허리의 긴장을 줄이는 자세를 활용한다.
한석 원장은 “엉덩이가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깊숙이 앉고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한다. 발바닥은 바닥에 닿게 하고 무릎은 지나치게 높거나 낮지 않게 조절한다. 모니터도 고개를 계속 숙이지 않을 정도의 높이로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양손을 골반에 대고 허리를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펴야 한다. ‘한 번에 오래 스트레칭하기’보다 앉아 있는 시간을 자주 끊어주는 것이 허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바닥이나 침대에 바로 누운 뒤 무릎 아래에 베개나 쿠션을 받쳐 무릎을 살짝 구부리면 허리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리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기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디스크가 나오면 결국 수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허리디스크가 확인됐다고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여부, 근력 저하, 일상생활 제한 등을 확인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한석 원장은 “단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재활치료 등을 시행하고, 신경 자극으로 인한 방사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주사치료나 신경근 차단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근 차단술은 디스크 등으로 자극받은 신경 주변에 약물을 전달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다. 영상 장비를 이용해 통증 원인으로 판단되는 부위에 접근하며 절개 없이 시행할 수 있다.
한석 원장에 따르면 MRI에서 디스크가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영상 소견과 실제 환자가 느끼는 통증 위치, 신경 증상, 근력 등을 함께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허리통증을 비수술치료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통증이 엉덩이와 다리로 지속적으로 내려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 압박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근력 저하가 진행하거나 대소변 조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한석 원장은 “허리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수술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환자는 회복력이 좋다는 생각에 진통제나 파스로 오래 버티는 경우가 있는데,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치료를 미루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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